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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I 시대에 ‘잘하는 개발자’의 기준이 바뀌었다 | 매거진에 참여하세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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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ublish_date : 26.01.08

AI 시대에 ‘잘하는 개발자’의 기준이 바뀌었다

#개발자 #능력 #AI #기준 #변화 #시니어 #주니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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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저 사람 개발 잘해?”

대답도 어렵지 않았다. 코드를 빠르게 짜는지, 버그를 적게 내는지, 새로운 기술을 잘 따라오는지. 인

터뷰에서도 비슷한 걸 물었다. 알고리즘, 자료구조, 특정 프레임워크 경험. 기준은 비교적 명확했다.

그런데 요즘은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.
코드를 제일 빨리 치는 사람이 꼭 제일 잘하는 개발자는 아니고, 최신 기술을 제일 많이 아는 사람이 항상 팀을 살리는 것도 아니다.

오히려 반대 사례를 더 자주 본다.

AI가 등장하면서, 개발자의 역할이 눈에 띄게 바뀌었기 때문이다.

지금은 코드 자체가 희소하지 않다.


몇 줄짜리 함수부터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까지, AI는 순식간에 만들어낸다.

“이걸 직접 쓸 줄 아느냐”는 질문은 점점 의미를 잃고 있다. 적어도 ‘작성 능력’만으로 실력을 판단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.

그런데도 팀 안에서는 여전히 이런 장면이 반복된다.

AI로 금방 기능을 만든 개발자가 있다. 커밋도 많고 속도도 빠르다.

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이 만든 코드에서 계속 문제가 터진다. 수정하려고 하면 맥락이 없고, 구조를 설명하지 못하고, 결국 다른 사람이 다시 뜯어고친다.

반대로, 겉으로 보면 코드 양은 많지 않은데, 이상하게 그 사람이 손댄 부분은 오래 안정적으로 돌아간다.

장애가 나도 원인을 빨리 찾고, 변경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.

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.

‘잘하는 개발자’의 첫 번째 기준 “이 코드를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”

AI가 만들어준 코드든, 직접 작성한 코드든 상관없다.

중요한 건,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코드를 설명할 수 있는지,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말할 수 있는지다.

예전에는 코드가 곧 작업량이었지만, 지금은 코드가 의사결정의 결과물이 되었다.

잘하는 개발자는 이제 이렇게 질문받는다.

  • - 왜 이 구조를 선택했나요?
    - 왜 여기서 이 패턴을 썼나요?
    - 왜 이건 단순하게 안 갔나요?

그리고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.
AI가 대신 써준 코드여도, 그 선택을 검증하고 받아들인 건 본인이기 때문이다.

두 번째 기준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감각이다.

AI는 속도를 극단적으로 높여준다. 문제는,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도 똑같이 빠르다는 점이다.

예전에는 삽질을 하면서 “이거 아닌 것 같은데?”라는 감각이 중간중간 들었다. 지금은 그 감각이 늦게 온다. 이미 많은 코드가 쌓인 뒤에야 깨닫는다.

잘하는 개발자는 여기서 차이가 난다.
이 사람들은 AI를 쓰면서도 계속 멈춘다.

  • - “이 기능, 진짜 지금 필요한가?”
    - “이걸 이렇게 복잡하게 갈 이유가 있나?”
    - “나중에 고치기 쉬운 선택인가?”

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다. 맥락을 읽는 능력이고, 제품과 팀의 흐름을 이해하는 능력이다.

AI는 이걸 대신해주지 않는다. 오히려 이런 판단을 생략하게 유혹한다.

세 번째 기준은 문제를 코드 밖에서 정의할 수 있는가다.

AI는 문제를 코드로 바꾸는 데는 뛰어나다. 하지만 “이게 진짜 문제인가?”라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.

잘하는 개발자는 이 지점에서 차이를 만든다. 바로 코드를 치기 전에, 문제를 다시 말로 풀어본다.

  • - 이건 사용자 문제인가, 아니면 내부 구조 문제인가?
    - 이건 기술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가, 프로세스로 풀 문제인가?
    - 이 기능은 지금 만들지 않아도 되는가?

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, 코드 양이 적어도 팀의 방향을 바꾼다.

반대로, AI로 많은 코드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바쁠 수는 있어도, 시스템은 점점 복잡해진다.

흥미로운 건, 이 변화가 주니어와 시니어의 경계를 다시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.

예전에는 경험이 곧 코드 숙련도와 연결됐다. 지금은 조금 다르다. AI 덕분에 주니어도 빠르게 결과물을 만든다.

하지만 그 결과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차이가 벌어진다.

  • - 주니어가 AI를 ‘답안지’처럼 쓰면 성장은 멈춘다.
    - 시니어가 AI를 ‘확장된 손’처럼 쓰면 영향력은 커진다.

결국 잘하는 개발자는, AI를 통해 더 많은 코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, AI를 통해 더 좋은 선택을 만드는 사람이다.

이쯤 되면 이런 불안도 생긴다.
“그럼 나 같은 평범한 개발자는 어디로 가야 하지?”
이 질문은 아주 정상적이다. 그리고 동시에 중요한 신호다.

AI 시대에 살아남는 개발자는 초인이 아니다. 오히려 더 느리게 생각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.

빨리 만들되, 결정은 늦게 한다. 쉽게 만들되, 쉽게 합치지 않는다.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걸 불편해한다.

이런 태도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. 커밋 로그에도 잘 남지 않는다.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드러난다. 시스템이 커질수록, 팀이 바뀔수록, 장애가 반복될수록.

AI는 개발자의 가치를 없애지 않는다.


다만 기준을 바꾼다.

앞으로 “잘하는 개발자”는 이런 사람일 것이다.

  • - AI가 만든 코드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

  • - 속도보다 구조를 먼저 보는 사람

  • - 기술보다 맥락을 이해하는 사람

  • - 문제를 코드로 옮기기 전에 질문하는 사람

이 기준은 조금 불편하다. 측정하기도 어렵고, 숫자로 표현하기도 힘들다.

하지만 분명한 건, 이 기준이 이미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.

그리고 아마, 지금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
이미 그 변화 한가운데에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.